▲ 왼쪽부터 문정곤(49), 설재훈(43), 김창기(55), 정영주(26), 이성욱(36), 이원태(43), 송호근(38)탁사랑 회원.
주 3회 장유 생명샘전원교회에서 연습
유연성 길러지고 정신적 고통 해소 효과
경남 탁구 동호회 중 가장 많은 선수 배출

탁구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건강 정보를 공유하는 장애인 동호회가 있다. 2009년 5월 창단해 현재 1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탁사랑'이다. 이 동호회 회원들은 매주 월·수·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간씩 장유면 삼문리에 위치한 생명샘전원교회에 모여 연습을 한다.
 
지난 5일 오후 2시, 생명샘전원교회. 휠체어를 탄 탁사랑 회원들이 탁구대 앞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의 사연을 품고 있는 후천성 장애1급 척수·지체장애인들이었다. 회원 설재훈(44) 씨는 20대 중반,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서 잠시 골대에 매달려 있다 골대가 넘어가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져 부상을 입었고, 전신마비가 됐다. 사고 이후 삶의 의욕을 잃고 외톨이로 지내던 그에게, 평소 알고 지내던 사회복지사가 장애인 탁구를 권했다. 그는 "탁구를 시작한 이후 친구가 생겼고,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면서 재활에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허리를 많이 움직이게 되니 유연성이 길러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 이성욱(37) 씨 역시, "복근에 힘이 생기면서 목소리가 커졌다"면서 "효과가 눈에 보일 정도"라고 했다.
 
이 씨는 탁구의 매력에 대해 "중증장애인은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지 않은데, 탁구는 접근성이 좋고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탁사랑은 경남지역 탁구 동회회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동호회로도 유명하다. 동호회가 생긴 첫해부터 경남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 김해시를 대표해 출전했으며, 각 체급 개인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복식경기에서 은메달을 각각 획득한 바 있다.
 
탁사랑에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2010년 말, 사용 중이던 임차 탁구장이 건물주의 채무로 인해 경매에 넘어가게 됐고, 탁사랑은 연습장을 잃고 해체할 수밖에 없는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이듬해에 지인의 도움으로 생명샘전원교회 탁구장에서 다시 활동을 하게 됐다.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전원교회 담임목사의 허락으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회원들은 주위의 배려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몸이 불편하다 보니 주위의 도움 없이는 활동을 하기가 힘든데, 그런 측면에서 항상 고마움을 느끼죠. 장소를 제공해 주시는 분도 그렇고 옆에서 그림자처럼 보살펴 주시는 활동보조 선생님과 보호자 분들께도 항상 고맙죠."
 
올해만 해도 지난 3월에 개최된 제15회 대한장애인탁구협회장배를 시작으로 20여 차례 전국장애인탁구대회에 출전한 이들은 관중들의 시선과 박수로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대회를 통해 탁구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장애인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대인 관계도 넓혀가고 있다.
 
이원태 회장은 "앞으로 전용 탁구 연습장이 생기고 회원 수도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그들과 더불어 더 많은 경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의/이원태 회장 010-587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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