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주차장 안내문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주차장 안내문 캡처.

 

한 커뮤니티에 안내문 사진 공개돼
확장형 주차칸 관련 갑론을박 이어져



주차 공간 규격이 좁은 일부 아파트의 경우 주차 문제를 두고 주민들의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한 아파트에서 이 문제가 입주민들간의 논쟁으로 번졌는데요.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파트에서 이런 신박한 생각을 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작성자 A씨는 한 주민이 직접 작성한 듯한 안내문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공개했습니다. 안내문을 보면 해당 안내문을 쓴 입주민은 "주차 똑바로 해주세요. 몇 달째 선 밟고 대시던데 배려 좀 합시다. 저녁 되면 주차할 곳도 부족한데 왜 이렇게 대시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휴대폰 번호는 보이지도 않게 두시네요"라고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지적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입주민은 다른 색깔의 펜으로 "차가 커서요. 제가 하차가 안됩니다. 마티즈 같은 작은 차량들이 넓은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썼죠.
 
대형 외제차 차주가 말한 '넓은 자리'란 기존 주차칸보다 넓은 '확장형 주차칸'으로 추정됩니다. 마티즈와 같은 경차는 '확장형 주차칸'이 아닌 일반 주차 공간이나 경차 자리에 주차하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확장형 주차칸은 2012년 7월부터 50면 이상의 주차장을 지을 때 전체 주차구획의 30% 이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1990년 사람들이 자동차 폭이 넓은 차를 더 선호하게 되고, 정해진 주차장 규격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너무 비좁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지난 2018년 규격을 넓혔습니다. 같은 해 3월 시행된 개정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새로 짓는 주차장에 대해 일반형의 경우 너비 2.3m 이상에서 2.5m 이상으로, 확장형의 경우 2.5m 이상에서 2.6m 이상으로 주차칸 가로 너비를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주차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주차장 크기를 너비 2.6m, 길이 5.2m로 확장, 지난 2019년 3월부터 지어진 신축 건물에 의무 적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항상 선 밟고 주차하는 차주(외제차로 알고 있다)"며 "오히려 마티즈 같은 작은 차가 주차하는 걸 뭐라 하는 인간이 있다. 그럼 경차는 어디에 주차하라는 거냐"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차가 크면 큰 곳에 주차해야지 선 넘지 말자" "대형차가 매너없네", "작은 차라고 무시하는 건가", "공간 넘길 것 같으면 애초에 주차를 하지 말아야지", "주차비 같이 낼텐데 어디에 주차하든 무슨 상관이냐", "주차 면적 넓힐 필요가 있긴 하다" 등 대형차 차주를 비난하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대형차주가 확장형 자리를 당당하게 원할 권리는 없지만, 내가 마티즈 차주라면 다른 일반주차 자리나 경차 자리가 있을 때 확장형 자리에는 굳이 안 댔을 거 같다", "경차는 경차 자리에 대라. 경차 자리 비어있는데 일반주차 자리에 대는 건 무슨 심보냐"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선을 밟고 서있는 차,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차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다양한 사연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예민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같이 사는 이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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