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는 최근 김해관광유통단지 내 호텔·테마파크·마트 등을 짓는 3단계 건축공사 촉구 서한문을 개발자인 롯데 측에 보냈다. 사진은 공사 계획안.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공사 촉구
허가 취소 등 행정조치 검토 밝혀
난감한 롯데, 심도 있는 내부 논의 



김해시가 김해관광유통단지 내 호텔, 콘도 등을 짓는 3단계 건축공사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개발자인 롯데 측에 최근 발송,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가 허성곤 김해시장 명의 서한문을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이 서한문에서 건축허가 취소 등 행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롯데 측이 어떤 공식 입장을 내놓을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가 서한문을 보낸 건 공사가 지지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 신고일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3단계 사업 주요시설의 공정률은 5~13%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해 신문동 일원 87만 8000㎡(약 27만평)에 조성되고 있는 김해관광유통단지는 총 3단계로 나눠져 있다. 농수산센터, 물류센터, 아울렛몰 등이 들어서는 1단계는 완료됐으며, 시네마와 워터파크가 들어서는 2단계도 완료됐다. 문제는 3단계이다. 3단계에는 스포츠센터와 테마파크, 호텔, 콘도, 종업원 숙소, 대형마트 등이 만들어진다. 그나마 스포트센터가 완공을 앞두고 있는 반면 다른 시설은 공정률이 10%도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롯데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3단계는 시민들의 여가·휴식을 위한 핵심시설들이 집중돼 있는 만큼 지역민과 시·도의회는 3단계 사업 부진과 관련, "롯데가 수익사업에만 치중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2017년에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익감사 청구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해시는 이번 서한문에서 "귀사의 추진계획안을 믿고 인내했으나, 사업 추진 진정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김해시는 부득이 건축허가 취소 등 행정적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 제105회 전국체전 김해시 개최에 따라 김해 방문의 해 운영 등으로 우리 시 방문객에 편의 제공이 절실한 실정이므로 귀사와 협의한대로 관광객과 체전 종사자들이 호텔, 콘도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체전 개최 이전에 꼭 준공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허 시장은 지난해 6월 당시 롯데쇼핑(주) 강희태 대표이사와 면담해 김해시에서 개최되는 제105회 전국체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체전 개최 전까지 3단계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후 사업 진척이 없고 최고 책임자의 면담조차 힘든 상황이어서 부득이하게 시장 명의의 서한문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이사에 각각 발송하게 된 것이라고 김해시는 설명했다. 
 
시는 또 주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동부산권 개발이 가시화되는 등 환경이 변화한 상황에서 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 이번 서한문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해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 속에서 각 기업체들의 긴축경영이 이어지고 있으나 물류시설법 등을 통해 건설공사 의무사항이 있는 사업인 만큼 그 의무를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시의 압박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한 롯데 측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해관광유통단지와 관련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그룹 대내외적으로 공사를 빠르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최근 몇 년간 그룹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많았던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 당장은 속도를 내기 힘들다"고 전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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