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주촌면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생(5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인터넷을 이용해 EBS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코로나19로 사상 첫 원격수업
초·중·고 학교·학생 혼란 불가피 
시행착오·교육 질 저하 우려도
교육당국 "개학 차질 없이 준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9일 시작된다. 전국 모든 학교가 대상이고, 단계적으로 개학이 실시된다.
 
9일에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제일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한다. 한 주 뒤인 16일은 고등학교 1~2학년·중학교 1~2학년·초등학교 4~6학년이,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는 형태다.
 
개학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내놓은 정부의 고육지책이지만, 교육 현장인 학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개학 초반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경남도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 김해지역 일선 학교는 온라인 개학 시범테스트를 일단 마친 상태이다. 지난 3일 학교의 원격수업 1일 분량 시범 운영(파일럿 테스트)을 완료한데 이어 6일에는 원격수업 시범운영을 점검했다. 교육당국은 개학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학교 측의 고민은 깊다.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과 함께 교육의 질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김해교육지원청의 한 장학사는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에 따라 교사들이 출근해서 원격수업에 대한 교육을 받고 준비하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온라인교사 지원단도 운영하고 있다. 원격수업을 무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원격수업은 교사, 학생 모두 적응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학교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교사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학교가 e-학습터, 위두랑, EBS 온라인클래스 등을 활용할 계획이지만 학생 맞춤형 원격수업(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과제중심 원격수업) 준비에 시간이 촉박해 애를 먹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국영수 교과는 기존 학습 자료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교양과목이나 기타 사회과목 일부는 사정이 다르다"며 "단위 수업시간에 준하는 적정 수업량을 확보하고, 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교감이나 신뢰 등이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부담이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도 온라인 개학이라는 어쩔 수는 없는 현실에 난감해 하고 있다.
 
진영 거주 이문주(초4 학부모) 씨는 "온라인 개학 전 담임선생님이 보면 좋을 동영상을 모바일 앱에 올려줬다. 그런데 아이가 하나를 보고 보지 않으려고 한다"며 "옆에서 야단칠 선생님도 없기 때문에 아이도 신경을 안 쓴다. 부모로서 혹시나 걱정은 돼서 참고서인 전과를 사다놨다"고 말했다.
 
외동의 한 학부모는 "중학생 아이 둘이 원격수업을 하게 되면 각각 다른 방에 들어가 수업을 준비하게 해야 하나, 한 방엔 와이파이가 잘 안 되니 와이파이 증폭기부터 사야 하나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며 "다행히 집에서 좀 챙겨줄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만약 맞벌이 부부라면 어떻게 할 건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교육 취약계층이 방치되기 쉽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트북 등 학습기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하며, 학부모의 밀접 지원과 보충 교육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교육 취약계층은 이런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해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 또는 교사에게 지원해야할 것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사회적 배려를 받아야 하는 학생 지원과 저학년을 위한 책자 배부 등 온라인 개학을 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을 매일 점검하고 지원책 마련을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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