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 통도사의 전경.


시·통도사 한달만에 절충안
입장료 3000원 유료 방침 철회 
내달 부터 주차료 2000원 부담



통도사가 3월 1일부터 양산시민 입장료 무료 방침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양산시에 통보한 지 한달만에 절충안이 마련됐다. 시와 통도사는 지속적인 협의 끝에 '입장료 무료, 주차료 유료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양산시민은 기존 통도사 입장료 무료 혜택은 유지하게 됐지만 주차료 2000원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도사는 조계종 중앙종회 의결에 따라 문화재 구역 입장료 면제 대상에 양산시민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오는 3월부터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공문을 지난달 4일 시에 보냈다.
 
올해부터 전국 국립공원 내 65개 사찰에 적용하기로 한 조계종 문화재보유사찰위원회의 '사찰문화재 보존 및 관리법' 개정에 따라 양산시민을 무료 개방 대상에 포함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유료화 방침을 정하게 됐다. 면제해택을 받는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다자녀(다둥이) 부모와 임산부(보호자 1인 포함), 등록 장애인 전체와 보훈보상대상자,  5·18민주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의사상자,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이다.
 
통도사는 양산시민과 기존 면제 대상자를 제외한 일반 방문자에게 성인 기준 입장료 3000원과 17인승 미만 차량에 대해 주차료 200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양산시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양산시민에 한해서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8년 만에 다시 통도사가 무료 개방 조치를 철회하려 하자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무료 입장이라도 들어가서 시주도 하고 등도 달고 했었는데 너무하다", "소탐대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통도사는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상황이 달라져 입장료 무료화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양산시의회 정석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2021년 시에서 통도사에 지원하는 예산은 20여개의 사업에 총 21억여 원(시비 8억여 원, 도비 3억7000여만 원, 국비 7억5000여만 원, 기금 1억8000여만 원)"이라며 "통도사는 일방적 입장료 유료 전환 통보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통도사에 시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시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 차원에서 최대한 진전된 협의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통도사에 따르면 무료 개방 이후 안전·관리 문제 등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고, 차량이 보행자를 위협하는 등의 안전 문제도 발행했다.
 
통도사 측은 "2018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후 방문객이 늘어나다보니 주차장이 만성 포화 상태라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며 "신도들이나 관광객 중 일부는 주차 공간이 없어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유료화 방침을 검토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와 통도사는 '입장료 무료, 주차료 유료화' 절충안에 대해 내부 검토 후 업무협약 체결을 마치고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 절충안이 확정되면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
 
한편, 통도사는 2018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 등 6개 사찰도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불교의 근간이자 명실공한 종합수행도량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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