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더(The)큰병원 정진석 원장이 허리디스크 환자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더(The)큰병원

수험생 허리디스크 발병 큰 증가
나쁜 자세, 활동량 감소 등 원인 
공부 지장 줄까 방치 땐 되레 화 
환자 80%는 비수술적 치료 가능



수능을 준비 중인 수험생 조 모(19) 군은 최근 책상 앞에 앉기가 두려웠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장시간 앉아있는 데서 오는 신체적 고통이 나날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얼마 전에는 허리통증으로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니, 이미 허리디스크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학교, 학원, 독서실을 다니며 하루 14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한 게 화근이었다. 조 군은 치료 받느라 공부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었는데, 병원에서 신경주사치료를 두 번 받은 후 허리통증에서 한결 자유로워졌다.
 
김해 더(The)큰병원 정진석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게 되면 허리에 무리가 오게 되고, 앉아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요즘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특히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수험생의 경우 신체 통증까지 겹치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조기에 받는 것이 학습 능률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젊다고 방심은 금물!
 
허리디스크 질환은 추간판이 돌출돼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추간판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연골판으로 수핵과 섬유륜으로 구성돼 있다. 추간판 표면의 섬유륜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파열되면서 그 속에 있던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온 것을 일반적으로 디스크라 고 부른다.
 
허리디스크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그 중 교통사고와 같은 외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척추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는 10대 전후로 영양공급이 중단되고 퇴행이 시작하기 때문에 청소년도 디스크에 걸릴 위험이 있다.
 
허리디스크는 흔한 질환인 만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다보면 통증은 물론 심하면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수험생의 경우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운동부족 등으로 허리디스크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수험생인데 치료는 어떻게?
 
허리디스크에 걸리면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 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자연적으로 낫는 경우가 있고, 자연적으로 낫지 않아 병원에 와도 실제 수술을 하는 경우는 5% 내외로 비수술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환자 상태와 증상에 따라 비수술, 수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가 수술을 요하는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수술적인 치료를 선행하게 된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신경주사치료, 신경성형술 등이 있다.
 
물리치료, 약물치료만으로도 통증이 많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엔 신경주사치료를 하게 된다. 신경주사치료는 진통주사나 마취주사가 아니라 탈출된 디스크 때문에 부어오른 신경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치료이다. 주사치료로 튀어나온 디스크가 흡수될 때까지 신경이 잘 버티도록 도와줘 자연치유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반면 신경주사치료로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디스크가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때는 주사보다는 상위 단계 치료인 시술이나 수술 여부를 고려해봐야 한다. 오늘날의 척추수술은 미세현미경을 활용하여 수술하기 때문에 출혈과 근육 및 신경 손상이 적으며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해졌다. 
 

■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
 
장시간 공부를 할 땐 가능한 의자가 있는 책상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한 시간 앉아있었다면 10분 정도는 스트레칭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또 등받이가 바르고 단단한 의자를 선택해 허리에 부담을 덜어주고, 등받이에 등 전체를 대고 무릎을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앉는 것이 허리디스크 예방에 효과적이다. 
 
수험생의 경우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적절한 스트레칭을 동반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를 유연하게 해준 후 걷기, 가볍게 뛰기,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게 권장된다.
 
정 원장은 "최근 들어 환자 편의성을 고려한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두려움에 망설이다 병을 키우지 말고 허리 통증이 있으면 척추 전문의에게 조기 진단 받고, 치료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원소정 기자 wsj@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 더(The)큰병원 정진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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