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내외동의 한 동전노래방에서 업주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손님의 휴대폰에 뜬 QR코드를 찍고 있다. 이현동 기자

 현장 곳곳 잘 지켜지지 않아
 번거롭고, 손님도 귀찮아 해
"편의성 개선·홍보 더 이뤄져야"



"QR코드요? 그것까진 굳이 안 하셔도 되고요. 그냥 명부에 이름 적고 들어가시면 돼요."
 
한 달 간의 시범운영기간을 끝내고 지난 1일부터 QR코드(Quick Response·전자출입명부) 확인 의무화가 시행됐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실시된 QR코드 확인 현장은 어떨까?
 
김해뉴스 취재진이 QR코드 확인 현장을 취재한 결과 실제로는 이용자 불편과 업주 인식 부족 등으로 아직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5일 오후 10시께 김해 내외동의 한 동전노래방. 입구에 들어서자 업주나 아르바이트생은 없고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적는 명부만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찰나 학생 손님 3명이 들어오더니 QR코드는커녕 명부작성도 하지 않은 채 노래방 안으로 들어갔다.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른 한 노래방에서는 입구에 들어서자 업주가 QR코드 확인을 해야 한다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QR코드 인증방식은 다음과 같다. 네이버 어플리케이션을 켜고 우측상단의 '내 서랍' 아이콘을 누른 다음 'QR체크인'을 누르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하면 다중밀집시설 입장을 위한 QR코드가 나온다. 이를 업주에게 보여주면 업주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코드를 찍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방문 기록이 공공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으로 자동 전송된다.
 
이 업주는 "동전노래방의 경우 이용 연령대가 대부분 10~20대라 QR코드를 보여 달라고만 하면 익숙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편"이라며 "명부를 작성하는 것보다는 번거롭다고 느낀다. 특히 손님이 몰릴 때면 일일이 확인하기 힘이 들 때가 있고 손님들도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총 5곳의 동전노래방·노래연습장을 방문했지만 제대로 QR코드 확인을 하는 업소는 이 업소 1곳 뿐이었다. 한 노래연습장은 QR코드 확인은 하지 않았지만, 업주가 손님들을 대상으로 명부 작성을 꼼꼼히 진행했다. 이 업주는 "QR코드는 명부보다 절차가 번거롭다. 이름·휴대전화번호 적고 들어가는 게 더 빠른 것 같다"며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서 손님 한 명 한 명 QR코드를 다 찍고 들여보내려면 너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QR코드 찍자고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 쉽고 간편하게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인근 헬스장·주점도 방문해 QR코드 방식 사용 여부를 확인했지만 마찬가지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헬스장에서는 QR코드 미사용 이유에 대해서 "어차피 헬스장에 입장할 때 지문을 찍고 들어오니까 출입자 관리가 된다"고 했다. 주점에서는 "손님들이 번거로워한다. 우리 역시 장사하기 바빠서 일일이 체크 못할 때가 많다. 앞으로 꼼꼼히 확인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자출입명부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고위험시설은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그룹으로 모여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실내 집단운동 시설 △실내 스탠딩 공연장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대형학원 △뷔페식당 총 12개다. 
 
이들 시설에서 전자출입명부 제도를 도입하지 않거나 출입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부실하게 관리하는 사업장은 최고 3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영업 중지를 뜻하는 집합금지 명령 등의 행정처분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용자가 QR코드를 거부하거나 휴대전화 미소지 등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 경우 신원 확인 후 수기로 명단을 작성할 수 있다. 
 
한 주점 업주는 "명부작성보다 QR코드 방식이 거짓작성 우려가 없고 더 믿을만 하다지만 편리성 측면에서는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특히 QR코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서는 네이버 외에도 이동통신사와 같이 QR코드 발급 회사를 확대하는 등 시스템·앱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이후 홍보영상·카드 뉴스 등을 통해 QR코드 이용 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이 방식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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