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공포’로 인해 키즈카페가 되어가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키즈카페처럼 탈바꿈한 정이찬 씨 집 내부 풍경. 이현동 기자

외출 대신 집에서 아이 돌봐
대·소형 완구 등 가정에 구비
온라인 완구판매량 큰 증가
오프라인 판매장은 '발길 뚝'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어린이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집을 아예 '키즈카페'처럼 꾸미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유·아동 완구 온라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완구 매장과 키즈카페 업계는 썰렁한 분위기이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옥션이 이달 초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아동 완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글짐, 미끄럼틀, 스프링 카 등 키즈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완구 판매량은 3~12배 가까이 올랐으며 볼 텐트, 자동차·비행기 완구, 블록 장난감의 판매량도 각각 285%, 116%, 72% 증가율을 보였다. 셈 놀이 숫자판(367%), 공작완구 등 교육용 완구(85%)의 수요도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이들을 가정에서 돌보려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 환경을 놀이방처럼 조성하려는 가정이 늘어나 완구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김해 구산동에서 7살, 4살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정이찬(38) 씨도 두 자녀를 위해 최근 집을 키즈카페처럼 꾸몄다. 미끄럼틀, 미니 그네, 자동차 완구 등을 구매해 실제 키즈카페와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다른 가정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 함께 체험활동을 하기도 한다. 정 씨는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키즈카페에 주2회 정도는 꼭 갔다. 현재는 안 간지 한 달이 넘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아이 키우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느낀다. 키즈카페는 물론 평소 놀러가던 곳도 잘 가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아이가 아픈 것이 더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삼계동에 사는 변가영(33) 씨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아이를 안 데리고 간다. 아이가 가고 싶어하지만 키즈카페도 안 간지 오래됐다"며 "대신 집을 '키즈카페화' 시킨 친구의 집에 자주 놀러가곤 한다. 또 이전에 비해 장난감도 더 자주, 많이 사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퍼진 코로나19 공포 탓에 완구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는 주로 온라인 판매 이야기다. 오프라인 완구 매장은 울상을 짓는 데가 많다.

김해 지내동에 위치한 장난감 매장 '하늘나라하늘완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하루 평균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10~20팀 정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아야 5팀 안팎이다"며 "그마저도 대부분 아이를 동반하지 않고 부모님만 오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온라인 판매·배송 서비스를 하지 않아 그런 것 같다. 경제적 타격이 크다"고 털어놨다. 지난 주말 찾은 김해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역시 사람이 붐빌만한 주말 황금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장난감 판매대 앞은 한산했다.

키즈카페 업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삼계동의 한 키즈카페 관계자는 "단순히 손님이 조금 줄어든 수준이 아니다. 최근 한달 간 하루에 한 팀도 방문하지 않는 날도 많아졌다. 언제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가면 가게 운영 자체가 힘들어 질 것 같다"며 "일부 업체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단독 대관'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손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마스크 제공, 시설 소독, 손 세정제·살균 스프레이 배치 등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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