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김해 내동 소재 영화관(왼쪽)과 외동의 한 대형마트(오른쪽)가 평소 붐비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없이 한산했다. 간혹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경민 기자

중국에 공장 둔 지역기업 '울상'
졸업식 취소로 화훼특수 사라져
주말에도 대형마트·영화관 한산
자영업자 "방문객 30%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행히 김해는 현재까지 해당 바이러스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지만 감염 우려에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시민들의 움직임이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에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춘제 연휴를 두 차례 연장해 이달 9일까지 늘렸다. 현지에 공장을 둔 지역기업들은 물량 조달 등 어려움을 겪었다. 공장은 10일부터 일부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격리 인원 등으로 복귀 인력이 제한돼 운영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상동면의 기계부품 생산업체 대표는 "설날 이후 중국 공장은 사실상 모두 멈췄다. 공장 정문에 출입을 막는 딱지가 붙고 당직자만 통행이 가능했다. 이 기간 매출이 전혀 없었다"며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공장을 운영한지 21년째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장 직원의 30%는 다른 지방에 거주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재개됐지만 언제쯤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2~3월 특수시즌을 기다려온 김해 화훼 농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 졸업식, 입학식이 연일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꽃 수요가 급감하자 경매 단가도 떨어졌다. 결국 화훼농가들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최상품을 제외한 대다수의 꽃을 자체 폐기하고 있다. 
 
대동면의 한 농가는 "지난해 졸업시즌 장미 한 송이의 평균 경매단가는 1500원이었다. 지금은 440원 수준이다. 화훼 농가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본 시장도 같은 상황이라 수출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유통업계와 다중이용시설,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3차 감염자가 나오고 지역사회로의 확산 우려가 커지자 시민들의 불안도 커졌다. 전염을 우려한 일부 고객들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 마트, 영화관을 비롯해 식당, 카페, 각종 판매점 등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내동의 한 영화관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많았다.
 
한 시민(남·48)은 "아직 김해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금 찝찝했지만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 나왔다"며 "그런데 막상 와보니 관객이 많이 줄었다는 느낌이 든다. 괜히 온 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다음부터는 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음식점은 다른 가게에 비해 조금 더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봉황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국내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방문객이 30% 정도 줄었다"며 "쿠키와 마카롱 등을 판매하는데 포장을 해가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식당 점주는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겹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지만 답도 없다. 이 정도 선에서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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