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민주 수필가가 인제대학교 내 호숫가에서 자신의 두 번째 수필집 '나뭇잎 칼'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지난달 수필집 ‘나뭇잎 칼’ 발간
 일상 속 이야기 담담하게 풀어내
“내 책 영향으로 출산율 올랐으면”



"좋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김해를 대표하는 문인 양민주(58) 수필가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두번 째 수필집 '나뭇잎 칼'을 발간했다. 2013년 나온 전작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가 부모에 대한 그리움, 자연의 순리, 세계를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에 대한 내용을 담아 중년 독자들의 애환을 녹여냈다면, 이번 책에서는 고향에 대한 추억, 가족·도시공동체에 대한 애정을 담담하게 풀어내 삶에 지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인제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양 수필가는 지난 2006년 '시와 수필'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2015년 '문학청춘' 시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수필가·시인으로써의 삶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그해 발간한 시집 '아버지의 늪'으로 '원종린수필문학작품상'과 '김해문학우수작품집상'을 동시에 수상해 김해 대표 문인으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현재 인제대학교 교무과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교직원이 된지 올해로 30년째다. 그야말로 인제대 역사의 '산 증인'이다.

양 수필가는 "대학원에 다니기 전에는 글이나 국어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학보사에 글을 기고하는 등 글쓰기를 좋아했다"며 "첫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에 실린 '적당한 바보'라는 수필은 고등학생 때 쓴 글을 엮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필집 '나뭇잎 칼'에 실린 많은 수필 중 '양주'라는 이야기 역시 실제 있었던 딸과의 일화가 담긴 수필이다. '양주'는 서툴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 평소 잘 표현하지 못했던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먹먹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글감을 많이 찾는 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야기나 생각들이 한 편의 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혼자 산에 올라 나만의 사색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필집 제목 '나뭇잎 칼' 역시 양 수필가가 산을 오르다 발견한 나뭇잎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섬세한 시선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나뭇잎에서 세상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곧 글감이다.

양 수필가는 좋은 책·좋은 글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다. 나쁜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자신의 글을 읽고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글이 가진 긍정적 영향력이 발휘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뭇잎 칼'에서는 '출산 장려'라는 메시지를 전반적으로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내 글 덕분에 아이가 한 명이라도 더 태어난다면 아주 의미있고 좋은 일이 아닌가"라며 웃어보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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