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이영신(가명) 씨는 큰 고민이 생겼다. 아이의 산만한 행동으로 인해 수업 진행이 어렵다는 담임교사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이를 타이르고 야단도 쳤지만 그 때 뿐 문제 행동은 이어졌다. 결국 담임교사는 이 씨에게 ADHD가 의심된다며 병원 상담을 권했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아동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 연관

치료 않고 성인되면 다른 증상
집중력 떨어지고 술·담배 가까이

약물·행동치료 병행 효과적
정신과 전문의에게 진단 받아야

 

ADHD는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약자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부른다. ADHD의 3대 증상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성이다. 급하고 참을성 없는 모습 이외에도 인지, 정서, 행동 조절과 관련된 전반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것이 ADHD의 증상이다. 지역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김해시정신건강복지센터 양용준 센터장의 도움을 받아 ADHD에 대해 알아본다.
 

■자연 치유 기대 말고 치료 병행해야
ADHD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교육이 잘못돼 발생하는 등 환경적인 탓은 아니다.
 
양 센터장은 "현재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관련있다. 부모나 형제 중 ADHD가 있다면 자녀에게 발생될 확률은 2~8배 높아진다. 또 엄마가 임신상태에서 음주나 흡연을 한 경우, 신생아가 미숙아이거나 저체중인 경우, 아이의 교육 정도와 부모의 경제적 수준이 낮은 경우, 양육 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포함된다. 하지만 ADHD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DHD의 증상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먼저 과잉행동형은 손과 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마치 발에 모터가 달린 듯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주의력결핍형은 '조용한 ADHD'라고도 한다. 주의력이 부족해 일상을 멍하게 보낼 때가 많다. 숙제를 시키면 잊어버리거나 거의 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에 치우치게 된다. 보통 소아 ADHD는 집중력과 학습력을 필요로 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증상이 드러난다.
 
ADHD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양 센터장은 "보통 어른이 되면 괜찮아진다고 믿는데 실제 성인이 되면 유아기 때 나타난 충동성, 과잉행동 등이 주의력 결핍 형태로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인 ADHD의 경우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주로 사회생활 속에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초조해지고 성급해지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술과 담배,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약물치료 사회적 편견 개선을
인터넷 검색창에 ADHD를 검색하면 다수의 한의원이 상위에 링크된다. 양 센터장은 ADHD가 정신건강과 관련돼 있는 만큼 꼭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 센터장은 "전문의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부모의 이야기를 들은 후 진단을 내린다. 일부 부모들은 사회적인 편견으로 아이에게 약을 먹이지 않으려고 하는데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게 제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약물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팔이 부러지면 깁스를 하고, 폐렴이 걸리면 항생제 처방을 하듯 마찬가지로 뇌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ADHD도 이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물론 약의 부작용도 인지해야 한다. 흔히 잠을 못 잔다거나 입맛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다. ADHD 약을 먹으면 키가 안 큰다는 속설이 있는데 입맛이 떨어지니 밥을 안 먹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조사 결과를 보면 성장에는 별 차이가 없다. 1~3일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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