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교수평의회가 12일 비상총회를 열고 차기 총장 선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1일 학교법인에 사직서 제출
최용선 총장대행 체제 돌입
사태 키운 이사회 비난 여론도

 

▲ 면직 처리된 인제대 김성수 전 총장.

인제대학교 김성수 총장이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취임 두 달 만에 면직됐다.

인제대는 12일 “김성수 총장이 지난 11일 인제대 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인은 12일 김 총장을 총장직에서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제대는 이날부터 신임 총장 임용까지 최용선 교학부총장의 총장직무대행 체제에 들어간다.
 
지난 1월 취임한 김 전 총장은 연구논문 표절, 학술지원금 부당 수령 의혹으로 총장 사퇴, 파면 논란을 겪어왔다. 교수들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사태를 키운 이사회와 학교에 대한 비난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총장의 취임 이전인 지난해 12월부터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시하며 김 전 총장의 사퇴와 징계를 촉구해온 교수평의회는 12일 오후 1시 예정대로 '전체 교수 비상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비상총회에서는 차기 총장 선출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전 총장은 12일 교내 공식행사인 교수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오후 7시께 돌연 행사를 일주일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당일 인제대 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총장 비서실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이날 회의 등 외부 일정이 잡혀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김 전 총장이 돌연 입원을 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김 전 총장은 취임 이전부터 논문 표절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초에는 논문 5편에 대한 중복 게재가 문제가 됐지만, 지난 2월 2014년 논문 표절과 2012·2013·2014년 부당 저자 표기 의혹 등 논문 10편에 대한 연구윤리 위반 의혹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학교 내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교육부 역시 김 전 총장이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한 논문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교수평의회에 따르면 김 전 총장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였던 교수들까지도 2월 18일을 시작으로 3월 3일, 4일, 11일 개인 성명서를 내고 총장 사퇴를 요구해왔다. 교수평의회는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김 전 총장 사퇴 운동을 벌여왔으며 지난 7일부터 교내 1인 시위를 펼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교수평의회 고영남 의장은 "부당 중복 게재, 타인 저작물에 대한 표절, 부당 저자 표기 등 연구 부정행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더 이상 총장으로서의 직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교수 대부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에 대한 의혹은 총장 선출 절차가 이뤄지던 지난해 11월 처음 제기됐지만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 회의를 통해 지난해 12월 4일 최종 임명됐다. 인제대는 지난해 4월부터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 2명 모두 이사회로부터 부적합 판단을 받으면서 반년 넘게 총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이사회에서도 총장 공백 장기화에 대한 부담으로 김 전 총장의 의혹을 덮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논란에 대해 김 전 총장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지만, 사안이 심각해지자 학교 이사회에서도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학교 안팎에서는 이사회가 김 전 총장을 파면하거나 면직 처리하기 위한 회의를 조만간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 전 총장은 면직 처리됐지만 논문 표절 등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총장 임명을 강행하고 여러 의혹에 대해 수수방관한 이사회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교수평의회 측은 "김 전 총장에 대한 파면, 면직은 물론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총장 임명을 강행한 이사회 등도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영남 의장은 "다시 총장을 선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의회에서 제시한 총장 선출안을 토대로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민주적인 방법으로 총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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