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는 최근 ‘전통시장 내 청년상인 키움가게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청년상인 7개 팀을 선정해 인테리어 비용과 재료비 등을 지원해왔다. 청년상인들은 올 1~2월 차례로 가게 문을 열었다. 호떡·육포·수제 가방·주방 아트보드 등을 취급한다. 이곳은 앞으로 청년사장들이 꿈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경민 기자

 

"아직은 첫 발을 내딛는 단계입니다. 지속적인 상품 개발·연구를 통해 김해를 대표하는 특산물을 만들겠습니다.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13일 오전 11시. 예닐곱 명의 청년들이 김해의 한 전통시장 안을 바삐 오갔다. '서문2'라는 팻말이 적힌 골목으로 들어서자 달콤한 호떡 냄새와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가 콧속으로 훅 들어왔다. '청년가게', '김해육포', '온김해고메'라고 적힌 간판들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김해시, 청년 상인 육성사업 추진
지난해 7개 팀 선정, 올 초 개업
팀당 인테리어 보조금 1250만 원
재료·자재비 1500만 원씩 지원

 

김해에 거주하는 청년상인 7개 팀이 최근 김해동상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김해시가 지난해 연말 추진한 '전통시장 내 청년상인 키움가게 육성사업'에 지원해 선정된 청년들이다. 각 팀당 1250만 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받아 올 1~2월 차례로 창업에 성공했다.
 
전통시장 내 청년상인 키움가게 육성사업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창업가에게 점포임차료 등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청년실업 해소,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올해는 한 가게 당 1500만 원의 재료·자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청년가게에는 5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행인들이 궁금한 듯 청년가게 앞을 서성대자 2호점 '호떡이네' 고지현(38) 사장이 "안녕하세요?"하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행인들은 곧 손님이 되어 우르르 가게 앞으로 몰렸고 시장은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 ‘호떡이네’ 고지현 사장이 밝은 목소리로 시장에 활기를 더한다.

 
1호점 '쓰까무까'는 치킨·소시지 맛 또띠아를 판매한다. 친구사이인 최승빈(29)·이동혁(25) 사장이 함께 운영한다. 두 사람은 인테리어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공사 과정에 인부로 투입됐다. 한 달 반 동안 오전 8시에 출근해 새벽 3시에 퇴근하며 공을 들였다.
 
최 대표는 "시 지원 덕분에 큰 부담 없이 점포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꽃·방향제를 취급하는 노점상을 운영한 적이 있다. 날씨에 구애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매일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며 창업 소감을 전했다.
 
3호점 '아트유'의 대표상품은 주방 아트보드이다. 김진영(38) 사장이 직접 디자인을 한다. 주방 아트보드는 기름이 튈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는 제품으로 미적·기능적 역할을 한다. 가볍게 닦는 것만으로 기름을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 ‘아트유’는 김진영 사장이 직접 디자인한 아트보드를 판매한다.

 
김 사장은 "과거 식품유통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평소 작업실을 겸한 가게를 갖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지원을 받게 됐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가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키워가고픈 욕심이 있다. 시장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상인 중 막내인 신희영(23) 사장은 청년가게 4호점 '1995 작업실'을 열었다. 천으로 만든 가방과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한다. 5호점은 방성희(31) 사장이 운영하는 사진 촬영 스튜디오 '김해갬성'이다. 주로 아이의 돌·백일 사진을 찍으려는 '엄마' 고객들이 찾는다.
 
6호점과 7호점은 별도의 공간에 꾸며져 있다. 6호점 '온김해고메'는 청년가게 옆에 개점했다. 구운 해남 고구마와 커피, 차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김아현(33) 사장은 도시재생 분야에 관심이 많다. 문화콘텐츠를 기획·개발하는 공간으로 가게를 활용할 계획이다.
 

▲ 청년가게 6호점 ‘온김해고메’를 운영하는 김아현 사장.
▲ ‘김해육포’ 최정운 사장은 매일 매진 기록을 세운다.

 
7호점 '김해육포'의 최정운(36) 사장은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육포를 판매하고 있다. 최 사장이 만든 육포는 온·오프라인에서 매일 매진을 이어갈 만큼 인기가 높다.
 
최 사장은 "싱가포르 육포를 모티브로 수제 육포를 개발했다. 현재는 갈비맛과 매콤한 맛을 판매 중이다. 추가 메뉴도 연구하고 있다. 김해에는 고기가 풍부하다. 돼지고기 육포를 김해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청년상인들은 올해 공통목표로 수익창출, 기존 상인과의 상생, 시장 활성화, 문화행사를 통한 이미지 개선 등을 꼽았다. 서로 협동해서 목표를 하나씩 이뤄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아현 사장은 "단독 점포였다면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서로가 VIP 고객을 자처하며 많은 힘이 돼줬다. 협동심·책임감이 절로 생겨났다. 시의 지원도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덜어줬다. 청년가게가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이 꿈 키우는 도시' 김해 만든다


청년정책팀·기본조례 마련
420억 투입 50개 사업 지원


김해시가 청년이 꿈을 키우는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앞장선다.

시는 지난해 '청년의 금(金)빛 꿈을 조각해(海) 김해!'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김해형 청년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전문적·체계적인 청년정책 수립을 위한 청년정책팀을 꾸리고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청년이 청년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내면 청년위원회가 심의·의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 정책에 제안내용이 반영이 될 수 있도록 김해청년거버넌스 운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시는 또 김해에서 나고 자란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김해형 청년정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부터는 사업비 420억 원을 들여 15개 부서 50개 관련사업을 선정하고 본격 추진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일 더하기(일자리 확대)', '이야기 나누기(소통과 문화 참여)', '삶 곱하기(청년 삶의 보장)'를 김해형 1·2·3정책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집중한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국비·지방비 포함 총 39억 원을 투입해 청년들의 취업을 실질적으로 돕는다. 김해취업발전소, 청년일자리 컨설팅 사업, 경남사회적경제 청년부흥 프로젝트, 경남형 뉴딜일자리사업 등이 포함된다. 총 10개 사업을 통해 264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청년들이 위기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자립역량을 키워주고자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청년들이 꿈을 꾸며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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