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의 한 공장밀집지역에 임대공장 매물을 알리는 벽보가 즐비하다.

 

김해시 진영읍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올 초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지난 몇 년 새 지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커졌다. 사업 확장으로 인한 고용확대와 최저임금인상이 맞물리면서 노무비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상의, 1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
제조업체 "매우 비관적" 응답
생산물량감축·자금난 원인 예상

 

A 씨는 "법정 최저시급이 최근 2년간 29%이상 올랐다. 근로시간은 단축됐는데 직원 개개인의 임금은 올려야하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매출을 늘리기보다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지출을 줄이는 게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해지역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올 상반기 경기전망이 매우 나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해상공회의소(회장 박명진)는 최근 김해지역 1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9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경기전망지수(BSI)는 58.6으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기업 체감 경기를 말한다. 100보다 높으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낮으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항목별로는 내수 매출액 52.1, 수출 매출액 85.5, 내수 영업이익 37.9, 수출 영업이익 68.5, 자금조달 여건 49.5를 기록했다. 김해지역 제조기업은 올 1분기에도 생산물량감축, 자금난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해기업 10곳 중 9곳은 올해 경영목표를 '보수적 사업계획(89.9%)'으로 잡았다. '공격적 사업계획(10.1%)'을 택한 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들은 '경기불확실성 증대(36.7%)', '자금조달 어려움(21.7%)', '고용노동환경의 변화(18.3%)', '기존시장 경쟁 과다(15.0%)'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김해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적 악재요인은 '최저임금 등 고용노동환경 변화(31.9%)', '내수 침체 장기화(24.1%)', '관련 규제법안(21.5%)',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18.9%)', '산업 구조조정 속도 둔화(2.0%)'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적 악재요인으로는 '통상 분쟁 등 보호무역주의(27.7%)', '글로벌 통화 긴축에 따른 신흥국 경기불안(24.8%)', '고유가 현상 지속(19.7%)', '중국경제 성장세 둔화(17.5%)'를 꼽았다.
 
전년도와 대비해 2019년 경제흐름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악화(53.0%)', '매우악화(19.0%)' 등 대부분이 부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올해와 비슷'(25.0%), '호전(3.0%)'을 기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해상의 관계자는 "경제 불황으로 지역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이 올해도 나아지지 않을 거란 예상에 사업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상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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