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돌이를 품에 안은 정진호 씨가 자신의 집 옥상 난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김해 지내동 거주 정진호 씨
 유기견 입양, 3년째 동고동락
"사고 없이 오랫동안 함께하길"



"우리 가족은 반려견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었어요. 그런 저희에게 있어 몽돌이는 그 상처가 빨리 치유될 수 있게 도와준 소중한 가족이죠. 몽돌이 덕분에 집안 분위기도 활기가 넘치게 됐고, 특히 애교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 때문에 동네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김해시 지내동에 거주하는 정진호(27) 씨는 반려견 '몽돌이'(4살·수컷·믹스견)를 기르고 있다. 정 씨는 약 3년 전 몽돌이와 처음 만났다. 몽돌이를 집에 처음 데려온 것은 정 씨의 아버지. 구포시장에서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하던 그의 아버지가 어느 날 시장을 떠돌던 몽돌이를 발견해 데려온 것이었다. 정 씨는 "아버지가 몽돌이를 처음 발견한 곳이 구포 개 시장 근처였다. 만약 그때 데려오지 않았으면 몽돌이는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 몽돌이.

하지만 정 씨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처음엔 아버지가 몽돌이를 데려온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이전에 3년 정도 키웠던 '피치'라는 반려견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 씨의 집 입구는 반려견이 울타리를 넘어 도로로 나가기 쉬운 구조로 돼 있다. 피치도 집 앞 도로에서 사고를 당해 가족들의 상심이 큰 상황이었다. 정 씨는 "혹여나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두렵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모든 가족이 피치가 없는 빈자리를 크게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선지 몽돌이를 자연스럽게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몽돌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묻는 말에 정 씨는 "사실 몽돌이는 가명이다. 본명이 있다"고 말했다. 몽돌이의 본명은 '판다'다. 몽돌이의 이름을 고민하던 정 씨의 친형이 "몽돌이의 몸 얼룩무늬가 꼭 '판다곰' 같다"며 '판다'로 지었는데, 어머니가 극구 반대했다. 이름을 그런 식으로 지으면 꼭 '시장에 내다 판다'는 식으로 들린다는 이유에서였다. 몽돌이라는 이름은 결국 어머니가 지어서 부르게 됐다. 정 씨는 "얼마를 준다 해도 절대 몽돌이를 팔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정 씨는 "몽돌이는 정말 똑똑하고 영리하다. 유기견 출신이라 생존전략(?)을 아는 것인지, 사람 말도 잘 알아듣고 충성심도 대단하다"고 칭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활발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 탓에 가끔 몽돌이가 집 밖으로 나가기도 하는데, 한번 교육했더니 그 뒤론 얌전히 집을 지킨다는 것이다. 그는 "가능한 몽돌이를 직접 데리고 산책을 많이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 밖을 나가도록 그냥 두면 또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며 "앞으로도 몽돌이가 건강하게, 사고없이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우리 가족과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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