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이서 문학관 전경.



섬세한 감각으로 초현실세계 그려
윗도리 벗고 함박눈 맞는 이색 체험
"읽는 사람 행복될 때 까지" 어록 눈길


 

▲ 이외수 (1946년~)

겨울 햇살이 북한산 한옥마을을 감빛으로 물들이는 오후에 '찾아간 셋이서 문학관'의 2층에는 소설가 이외수의 사진이 걸려 있다. 기행과 파격의 작가. 번득이는 재치와 타고난 상상력으로 아름다운 사연을 엮어내는 '언어의 연금술사'. 화려한 수식어가 나열된 소개말 아래 걸려 있는 작가의 사진.

주름진 이마에 야생마처럼 길게 묶는 머리카락. 거친 콧수염과 턱수염에서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인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바보 같은 천재', '문단의 기인'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 옆에는 작가 이외수가 살아온 발자취를 보여주는 프로필이 적혀 있다.

1946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대구와 강원도 등으로 옮겨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스물여섯 살 때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첫발을 디딘 이후 잠시 신문기자 생활을 거쳐 전업 작가로 입지를 다져나간다.
 

▲ 서재에서 창작에 열중하는 작가.

섬세한 감성으로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냈던 소설가 이외수. 창작 과정에서 신비적이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한 겨울  윗도리를 벗고 함박눈을 맞는 체험을 자처하는 등 기행을 거듭한다.
하지만 프로필 옆에 걸려 있는 작가의 '시'에서는 현실에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인생 선배같은 면모가 드러난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더러는 인생에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단정하고 절제된 가슴을 보여주는 작가의 시. 전시실 벽면에 적혀 있는 작가의 어록에서 또다른 내면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쓰는 이의 고통이 읽는 이의 행복이 될 때까지'.

서울=정순형 선임기자 junsh@gimhaenews.co.kr


*찾아가는 길
△ 서울 은평구 진관길 23.
△ 중앙고속도로(81㎞)를 타고 가다 경부고속도로를 갈아탄 후(60㎞) 중부내륙고속도로(150㎞)를 이용하면 된다. 약 5시간 소요.

*관람 시간
① 오전 9시~오후 6시.
② 매주 월요일(공휴일엔 그 다음날),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는 휴관. 02-36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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