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사업지 내 주민 반발 등으로 김해 도시재생이 위기를 맞고 있다. 김해뉴스DB


최근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으면서 김해의 도시재생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해시는 감사원 결과와 관계 없이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법인과의 추가 계약을 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향후 도시재생사업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 중에는 주민 갈등과 문화재 지역에서의 사업 제한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어 김해시와 도시재생 관계자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센터 안팎 잡음 잇따라
‘싱크탱크’ 공백 우려

문화재 구역 사업도 논란
도시재생 전체 위기 봉착

 


■원도심 살리기 위한 최고의 방안
김해시에 '도시재생'이 시작된 것은 2014, 2015년부터다. 도시재생은 문화재 지역으로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갈수록 노후화하고 있는 김해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최고의 방안으로 손꼽혔다. 원도심은 2016년 1월 김해에서는 처음으로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김해시는 그해 중순 도시재생사업 분야에서 전문 기술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와 활동가 들을 통해 주민과 행정을 연계해 도시재생사업을 운영하고 지원하기 위해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도시재생의 사업 규모가 확장됐다. 장유 무계와 삼방동이 연달아 사업공모에 선정되었고, 현재 김해에서 3개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 김해시 서상동에 위치한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


■감사원 감사에 뒤숭숭… 후임은 누구?
김해시가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설치한 김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분위기가 얼어 붙었다. 한 달 전부터 시작된 감사원부산사무소의 감사 때문이다.
 
김해시와 도시재생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 감사의 표적은 2017년 1월 취임한 A 센터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무원은 "감사원이 감사를 할 때는 무언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진행하는 것이다. 조사 내용에 돈 문제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이며 감사 내용이 심상치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감사가 시작되자 센터 안팎에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과 소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A 센터장의 취임 직후 전 센터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 3명 이상이 사직을 했는데, 그 이유가 A 센터장의 압박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시재생 한 관계자는 "모 직원의 경우 A 센터장의 압박에도 그만두지 않자, 한 달치 월급을 더 주면서까지 사직을 하게 했다. 젊은 직원들의 직장을 빼앗는 것은 너무하지 않냐며 대놓고 항의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계 없이 A 센터장이 대표로 있는 법인과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시에서 정기 감사를 진행했는데 센터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발견됐다. 그간 주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았는데 확인해보니 사실이었다. 감사원의 감사에서 추가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시재생 관계자들은 도시재생지원센터장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김해시가 지난달부터 센터 위탁 공고를 냈지만 마감을 하루 앞둔 5일 현재까지 신청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센터 운영을 원하는 신청자가 없을 경우 지역 밖에서 김해 도시재생을 잘 모르는 전문가가 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도시재생 관계자는 "센터장 후임이 조속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도시재생사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센터장의 자질 문제나 감사 결과로 인해 다른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삼방 도시재생이 추진되는 인제대 앞 먹자거리 전경.


■주민 갈등, 문화재구역 난제 산적 
지난달 14일 가장 최근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삼방지역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청회 자리에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삼방동의 도시재생사업이 주민이 아닌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반발이었다.  주민들은 주민편의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에 예산을 쏟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사업의 마찰이 예상된다. 
 
원도심(동상·회현·부원동) 도시재생사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시와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직접 벽화를 그리고 텃밭을 가꾸며 마을을 꾸며 왔다. 지역의 젊은 청년들 역시 자발적으로 봉황동의 장유가도에 들어와 이색적인 문화거리를 조성했다. 이 길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봉리단길'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발굴 사업 추진으로 마을이 문화재구역으로 매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시재생사업이 부분적으로 멈춘 상태다. 도시재생을 담당하는 시 도시디자인과에서 도시재생을 위한 청년허브 공간을 위해 15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했지만 문화재구역에 묶여 건물 건립을 못하는 상황도 맞았다. 현재 해당 부지는 되팔기도 건물을 짓기도 못하는 상황이다. 
 
예산과 시민들의 노력을 쏟은 마을이 매입돼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도시재생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전의를 잃은 상태다. 시의 문화재 발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도시재생 지역의 범위와 방향도 바뀔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김해 도시재생 살펴보기

원도심 ‘김해일번지’ 살리기
 

김해 도시재생사업 1호는 과거 '김해일번지'로 불리며 김해 행정과 상업의 중심 역할을 했던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 일대다. 낙후된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약 180억 원(국비 50%, 시비50%)이 투입돼 도시재생이 진행되고 있다.
 
원도심 도시재생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기반을 조성하는 금바다 인프라 사업 △원도심 위상 제고를 위한 문화평야 사업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활성화를 위한 황금알 사업 △지역 청소년 및 청년 육성을 위한 연어사업 △역사·스토리 연계 코스 계발을 통한 로망스사업등으로 나눠 추진 중이다. 
 
문화평야 사업의 경우 다(多)어울림센터와 다(多)어울림광장을 설립해 주민들의 발길을 모은다. 황금알 사업으로는 할머니 공동체인 '회현당'을 육성해 2·3호점을 개점하고, 마을기업 및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는다.  
 



장유양조장 복원해 문화마을 조성
 

김해 장유 무계동은 지난해 11월 '포용과 화합의 무계'를 주제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장유전통시장을 비롯한 장유 무계동 구도시 19만 9600㎡에 5년간 총 사업비 250억 원이 투입된다.
 
무계 도시재생은 △원도심지역 상권활성화 △지속가능 네트워크 도심중심 기능 회복 △역사문화 연계 지역 정체성 강화 △사회적 경제기반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먼저 장유전통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해 상권을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막걸리를 제조했던 장유양조장을 복원해 문화마을을 만들고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문화예술센터와 게스트하우스도 세운다.
 


 


대학과 연계 경제 활성화에 중점

김해 삼방동에는 '3-방(주민, 청년, 대학)이 소통하고 상생하는 어울림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이 진행된다. 
 
인근 인제대, 김해대와 연계한 삼방동 도시재생 사업은 인제대 앞을 중심으로 22만㎡에 5년간 300억 원이 투입되는 '중심시가지형'으로 추진된다. 평생교육원과 창업카페 등이 포함된 어울림 스퀘어 조성, 먹자·만들자·즐기자 등 3거리 문화 만들기 사업, 캠퍼스 플랫폼·3-방 주도 일자리 창출·맞춤형 스마트타운 구축 등 총 10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김해시는 도시재생을 통해 상권 활성화와 유동인구 증대, 취업유발 효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르면 올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착수해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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