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서상동 원룸 화재로 위독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자녀 2명의 상태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화마로 큰 아픔을 겪고 본국으로 돌아가려 했던 부모는 다시 김해에 정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김해시와 생명나눔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20일 화재로 중태에 빠졌던 14세 소년, 소녀들이 최근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약 2주 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으며 내·외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둘 다 1차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간단한 대화와 식사가 가능할 정도다.

다만 수면 시 자가호흡이 어려워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화재 당시 연기 흡입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폐가 굳어지는 폐섬유화, 추가 피부 이식 수술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의 부모는 사고 이후 본국으로 귀국하려 했으나 아이들의 상태가 호전되고 지역의 따듯한 온정이 이어지면서 김해에 계속 정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고려인 가족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의 온정이 이어졌다. 시는 긴급 생계비 지원에 나섰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시 임대주택을 제공했다. 대형마트에선 생활용품을 지원했다. 지역사회 복지 법인인 생명나눔재단의 중심으로 성금 모금을 진행한 결과 지난 28일 기준 158건 약 2억 5000만 원 상당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생명나눔재단은 아이들의 피부 이식 수술을 비롯한 앞으로의 치료비, 생활비 등을 위해 내년 1월까지 모금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위한 법률 지원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허성곤 김해시장 역시 지역의 따듯한 손길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심리안정, 생활안전 등 지속적인 사후 지원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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