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불암동에서 달빛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선아 씨가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배미진 기자

 
상담 통해 개인 브랜딩 도와
카페·강의·소모임 공간 활용
강좌 운영 방문객 발길 잦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길을 밝혀주는 달빛의 존재는 큰 위로가 돼요. '달빛책방'이 당신의 빛나는 이야기를 찾아주고 응원하겠습니다."
 
김해 불암동에 위치한 '달빛책방'은 쉼과 배움, 변화가 있는 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자 매일 강의가 열리는 학교이기도 하다. 책방을 운영하는 박선아(32) 씨는 개인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죠. 달빛책방은 꿈을 이루려는 당신을 위한 공간입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달빛책방은 책 처방과 진로 상담을 통해 개인의 강점을 찾아 브랜딩하는 작업을 돕고 있다. 박 씨는 이를 위해선 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브랜딩은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나를 읽을 수 있어야 행동할 길이 보입니다. 책이 없으면 읽는 것에 대한 감을 얻을 수 없어요. 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책방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제대에서 취업진로팀장으로 일했었던 박 씨는 책방을 연 후 한 달 동안 160명의 사람을 상담했다고 한다. 그는 개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처음 상담을 진행하면 본인이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보통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죠. 책을 추천해주면 자신에 대해 많은 걸 모르고 있었다며 다시 찾아옵니다. 질문의 결도 달라져 있어요. 이렇게 자신에 대해 알아가다 상처를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달빛책방을 찾아온 이용자 중 몇몇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이들은 이전에 경력단절여성이거나 일반 주부였지만 공간 속에서 '엄마성장연구소', '자연놀이터', '즐거운 퇴사학교' 등을 진행하고 있는 어엿한 강사다.
 
"서울예술대 극작과를 나온 경험을 살려 사람들에게 인생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줬어요. 진로가 아닌 진정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쳤죠. 저는 저를 '사람 살리는 책방언니'라고 소개합니다.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달빛책방의 일주일은 '달빛아카데미'로 인해 바쁘게 돌아간다. 캘리그라피와 엄마독서모임, 영상기획, 드로잉모임 등 알찬 모임과 강좌로 빼곡하다. 덕분에 책방은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며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공간이 됐다.
 
"동네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브랜드가 있어야 합니다. 책은 어디에서든 살 수 있으니 서점 주인의 시각으로 고른 책을 소개해줘야 해요. 저는 저자의 삶을 보고 책을 선택합니다."
 
박 씨의 한 달 독서량은 100권을 넘는다. 그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완독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책과 대화를 하기 위해 읽어야 합니다. 궁금한 질문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책이 대답해주기 시작합니다. 첫 장이 아니라 차례를 본 후 질문이 시작되는 곳부터 읽으면 됩니다. 책을 종이로 볼 게 아니라 사람과 대화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책은 한 사람의 삶을 읽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박 씨는 책방 이용자들이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붓는 데 열중할 생각이다.
 
"서점은 시대를 편집한 후 재구성하고 다시 제안하는 곳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일은 사람이 하는 겁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니 너무 빛나고 값진 일 아닌가요?"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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