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중간발표 이후 김해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삭발을 감행한 이정화 시의회 부의장이 자신의 직무실에서 삭발 이유와 향후 시의회의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심재훈 기자


"국토부가 그동안 뭘 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번 기본용역 중간발표는 2016년에 나온 ADPi(파리공항관리공단)의 용역안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았어요. 국토부 공무원들은 지역 주민들의 소음피해와 정서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탁상공론만 한 것입니다."
 

“탁상공론 국토부 김해시민 무시”
 삭발에 우는 딸 보며 가슴 찢어져
"사업 강행시 대규모 저항 불보듯"


국토부의 신공항 중간발표에 대한 결사 반대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 10일 삭발을 감행한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을 만났다.
 
이 부의장은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용역 중간 발표가 나자 잠 한 숨 못자고 밤을 꼬박 새웠다. 그는 며칠 고민 끝에 결국 삭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부의장은 "누군가 나서 김해시민의 억울한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면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없습니다. 결과 뻔히 보이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이 본회의 당일 삭발하겠다고 선언하자 주변 의원들뿐 아니라 김해시 관계자들도 크게 놀랐다. 본회의장에서 삭발을 진행한 건 27년 김해시의회 역사상 처음이다.
 
그는 "'서걱 서걱' 머리카락이 잘려나갈 때마다 가족 생각이 났지만 국토부의 신공항 계획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라고 털어놨다.
 
이 부의장은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둘째 딸이 아빠가 삭발했다는 기사를 보고 놀라 전화가 왔어요. 제 사진을 보고 울었다는 딸의 말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장유 2·3동을 지역구로 둔 이 부의장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 자신도 자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의원이 되기 전에도 신세계·이마트 반대 대책위 등에서 활동하면서 지역현안에 참여했지만 김해신공항 문제를 대하는 그의 마음은 전과 다르다.
 
그는 "김해시민들이 소음·안전 문제를 키우는 V자 활주로는 안된다고 1년간 반대 집회를 했습니다. 국토부가 2016년 김해신공항 확정 당시 ADPi가 제시한 건설 방안과 같은 용역결과를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김해를 두 번 우롱하는 처사입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대로 신공항 추진되면 장유의 소음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장유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공동주택에 살고, 20층 이상 아파트도 많아요. 거기다 분지 지형이라 항공기 소음과 충격파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체감소음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 부의장은 경남도와 부산·울산시 등을 찾아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국토부를 항의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해 시민이 신공항 사업 추진을 이대로 두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의장은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부가 김해시민의 의견에 귀를 닫았습니다. 이제 더 많은 시민들이 신공항 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나올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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