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씨 반려묘 삼남매 키워
다친 고양이 치료하며 인연
“집안 웃음 담당하는 동반자”
"저희 아리·토리·체리는 처음 데려올 때의 사연이 특별해요.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하게 식구가 됐지만 덕분에 지금은 집안 분위기도 더 화목해졌죠. 우리 집안의 복덩이들이에요."
김해시 삼계동에 거주하는 김원기(20)씨는 현재 키우고 있는 반려묘 삼남매 첫째 아리(6살·암컷), 둘째 토리(5살·수컷), 셋째 체리(2살·수컷)에 대해 얘기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삼남매는 모두 일명 '코리안숏헤어'라고 불리는 한국 토종 고양이들이다.
그의 집은 약 5년 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이 없었다. 김 씨와 그의 두 누나들 모두 반려동물을 원했으나 '털 날린다, 더러워진다'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던 어느 날 첫째 아리가 갑작스럽게 식구가 됐다. 김 씨의 첫째 누나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가게 앞에서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고양이를 치료해 데리고 온 것이다. 그렇게 아리가 처음 식구가 됐다. 김 씨는 "아리가 제일 애착이 간다. 이름도 내가 지어준 것이다. 당시 즐겨하던 게임 캐릭터의 이름을 따 가족들에게 제안했는데 모두 맘에 들어했다"며 "아리는 어릴 때 다쳤던 기억이 남았는지 경계가 가장 심했다. 처음에 친해지는 것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리가 나를 가장 좋아해준다"고 아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둘째 토리의 사연도 특별하다. 약 4년 전 김 씨의 둘째 누나가 펫숍을 하던 지인을 통해 토리를 알게 됐다. 당시 분양을 기다리던 토리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시기를 놓쳤었다. 하마터면 영영 주인을 못 만날뻔한 토리는 그렇게 운명처럼 김 씨 가족의 식구가 됐다.
셋째 체리는 김 씨가 다니는 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2년 전, 당시 길고양이였던 체리는 교회의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아이들은 체리를 각별히 보살폈지만 계속 키울 순 없었기에 같은 교회를 다니시던 김 씨의 어머니에게 부탁해 체리를 맡겼다. 그는 "체리가 제일 애교도 많고 가족들을 잘 위로해준다"고 했다.
혈통·성별·나이 다 다르지만 이젠 고양이 삼남매 모두 김 씨와 그 가족들의 동반자가 되어 집안의 행복과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생각지 못하게 고양이들이 셋이나 집에 왔지만 오히려 자랑거리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김 씨는 "만약 우리 가족을 못 만났다면 아리·체리는 지금도 유기묘로 거리를 떠돌아다녔을 수도 있다. 이젠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 더 특별하다. 앞으로도 오래 한 가족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