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조재홍 가야중 교장이 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가야중 조재홍 교장 ‘매일 인사’
“즐겁게 생활하는 학교 되었으면”



김해의 한 중학교의 교장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르지 않고 365일 등굣길에서 학생들을 맞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고 하고 있다.

김해 내동에 있는 가야중학교의 조재홍 교장은 지난해부터 등교시간인 오전 7시 50분~8시 40분 사이 교문 앞에 서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가 교문 앞을 지키게 되면서 흔히 등교 시간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용모·복장을 단속하던 인성부(선도부)의 모습도 사라졌다. 그 덕분에 학생들은 "안녕하세요", "밥은 먹었니?"라는 인사 속에서 등교를 할 수 있게 됐다.

조재홍 교장이 등굣길 인사를 하게 된 것은 선배 교장의 추천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 인사를 시작할 때는 어색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학교 선생님들이 부담스럽다며 반기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을 진심으로 맞이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 설명했다.

그렇게 지난해 신학기부터 시작된 조 교장의 인사는 1년이 넘게 쉬지 않고 이어졌다.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들었고 날씨가 추울 때는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700여 명의 학생이 교문을 지나쳐 갈 때마다 매일 아침 수백 번씩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처음에는 교장의 인사에 놀라거나 어색해했던 학생들과 교사들도 이제는 그 인사가 익숙해졌다고 한다.

학생들 중에는 그의 인사에 큰 목소리로 화답하는 학생도 많다. 또 조 교장에게 다가와 자신의 이름을 아는지 물어보는 학생이나 담임교사를 혼내달라는(?) 귀여운 요청을 하는 학생들도 생겼다고 한다.

학교지킴이를 맡고 있는 강정규 씨는 "학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교장선생님은 처음이다. 먼저 웃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니 학생들도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1년 전 교문에서 인사하는 교장선생님을 봤는데 최근 그 모습을 다시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장은 "인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이름을 다 외우진 못하지만 어떤 학생이 몇 시쯤 등교를 하는지, 어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지 눈에 보인다. 잠자는 시간 외 학생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 학교인데 그런 학교가 '오기 싫은 곳'이 아니라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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