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남 합천의 최고 기온이 섭씨 31도를 웃도는 등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5살 미만의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手足口)병 환자가 늘어난다. 수족구병은 보통 6~7월에 유행하기 시작해 찬 바람이 불면 주춤해지는 감염성 질환이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바이러스가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과 함께 수족구병 발생 시기도 빨라져 보건당국이 철저한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당부하고 나섰다.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수족구병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입, 손, 발에 물집… 전염성 강해
5살 미만 영·유아에 환자 많아
합병증 조심, 탈수 심하면 입원
최선의 예방은 청결, 손씻기 중요




■수족구병(손발입병)이란
기온이 오르면서 바이러스 활동도 활발해져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잘 걸리는 감염질환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손발에 물집에 생기는 수족구병이 영·유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족구병은 이름이 말해 주듯이 입과 손, 발에 물집이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영어로도 수족구병을 'Hand-foot-mouth disease'라고 부르고 있다. 비교적 흔한 병이고, 대부분은 특별한 문제없이 5~7일 정도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좋아진다. 그러나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극히 일부에서는 생명을 잃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9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수족구병 의심환자 수는 2018년 7주에는 외래환자 1000명 당 0.2명이었지만 14주에는 0.6명으로 3배나 늘어나며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접촉에 의해 전염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혈청형에 따라 A군 B군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이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은 신경계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수족구는 아이들의 손과 입을 통한 접촉에 의해서 주로 전파된다. 생후 6개월~5세 이하의 아이들이 많이 걸리고 침이나 콧물, 대변 등에 직접 접촉하거나 오염된 물건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같이 쓰는 장난감을 통해서 옮기도 하고, 다른 아이가 방바닥에 흘린 침을 손에 묻혀 입에 가져가도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쉽게 전파되는 특성이 있으며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된다. 유행 시기에는 청소년, 성인도 가족 내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옮아서 병에 걸릴 수 있다. 
 
박형준 갑을장유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수족구병의 전염력이 높은 시기는 대개 열이 나기 시작하고 물집이 생긴 다음 3일 후까지"라며 "물집이 생기면 2~3일간 접촉을 피하고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료와 합병증
수족구병은 항바이러스제 등의 특별한 치료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된다. 입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 증상들은 대부분 7일 이내에 사라진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입 안의 통증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와 탈진 현상이 올 수 있는 데 이것이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따라서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 따뜻한 것보다는 차가운 물이나 음료수가 더 좋다. 설사만 없다면 아이스크림 등을 줘도 상관없다. 아이스크림을 주면 아파도 잘 먹는 경우가 많고, 찬 것을 먹이면 입안이 얼얼해져 아픈 것도 좀 잊을 수 있다.
 
매우 보채고, 물 먹는 것도 거부하는 경우에는 스프레이 형식의 진통제를 입 안에 직접 뿌릴 수도 있다. 먹는 양이 많이 줄어 탈수가 심하면 병원에 입원을 해 수액 공급을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심한 탈수가 생기면 소변량과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혀와 입술이 바짝 마르며, 눈이 움푹 들어가기도 하며 피부를 잡았다 놓았을 때 원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늦어진다. 
 
박형준 과장은 "아이가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이나 뇌염, 심근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이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수칙 지켜야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선의 예방법은 청결이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외출했다 돌아온 후나 대변 후, 식사 전후 등에서 손을 깨끗하게 씻도록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바른 손씻기는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손가락 사이와 손톱 밑, 손등을 30초 이상 깨끗이 닦는 것이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고, 세제를 사용해 잘 닦는 등 환경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남에게 수족구병을 전염시키지 않으려면 손, 발의 물집을 터뜨리지 말고 약 1주일 동안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은 가능한 가지 않아야 한다. 침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침을 할 때는 손이 아니라 휴지나 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등 기침예절도 준수해야 한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도움말 = 박형준 갑을장유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