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윤권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2018년 제7대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 달리 지방선거는 출마자의 범위나 숫자가 광범위하고 규모가 커서 체감적으로 느끼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특히 지역에서는 시민들과 직접 접촉범위에 있는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의 선출이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선거때마다 항상 시끄럽지만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절대숫자가 많다 보니 다양한 논란이 발생한다. 그 중 가장 많은 이슈거리는 역시 "철새"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진짜 철새가 들으면 섭섭한 이야기겠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당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정치인을 철새 정치인이라 부른다. 정당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정책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하는 단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정당을 바꾼다는 것은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이상이 바뀐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에 맞는 정당을 찾아간다는 뜻이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듯하다. 살다보면 진보적인 사람이 보수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보수적인 사람이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념이나 가치의 변화에 따른 정당의 변경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인 유불리에 따른 정당의 변경이다. 예를 들면 선거가 임박해서 어느 당의 당적을 갖는 것이 본인의 출세를 위한 당선에 유리할까가 기준이 되는 경우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단어가 바로 외연확장이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 우리 당에 입당했으니 우리 당의 외연이 확장되고 세력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물론 그런면이 없지는 않다. 특히 큰 선거라 할 수 있는 대통령선거의 경우 당장 한표가 아쉬우니 저쪽 표를 가져오면 두 배의 상승효과가 있어 당선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외연확장이란 말은 애초에 우리 가치나 정책, 정체성에 동조하지 않던 사람들이 그 태도를 바꿔 점차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 결과로 당원이 증가하고 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상당히 외연이 확장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선거때 표를 더 얻기 위한 외연확장과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그렇다면 정체성의 확장에 따른 외연확장과 개인욕심에 따른 철새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의 문제가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정도의 관점에서 구분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먼저, 본인의 출마여부다. 당적을 바꾸더라도 본인이 직접 출마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지지자의 경우 좋아하는 정치인에 따라 정당을 바꿀 수도 있고 특정 사안에 따라 의견이 맞는 정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본인이 직접 출마하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이 경우는 출마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인이라 볼 수 있고 정치인의 정치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본인이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있게 설명을 해야 한다.
두 번째, 지역에서 정당의 강세여부이다.

만약 옮겨가는 정당이 지지율이 약한 정당이고 당선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당이라면 당적을 옮기는 행위에 대해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체성이나 가치를 따르기 위해 힘든 정치를 한다는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는 될만한 정당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쪽 정당에서 활동을 했지만 막상 출마할려니 당선가능성이 없고 저쪽 당이 지지율이 높으니 저쪽 당으로 가서 출마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의 경우이다.

특히 최근 들어 경남에서 이러한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경남의 정치지형이 보수에서 급격하게 진보쪽으로 이동하다보니 보수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당선가능성을 두고 진보쪽 정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다. 정치지형의 변화가 빨랐던 김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현상이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정치인은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일을 하기 위해 자리를 찾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자리를 찾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다. 바꾸어 말하면 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욕심으로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선택된다면 피해는 결국 그 지역의 유권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철새"라고 불리는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 의해 심판받아 더 이상 개인욕심으로 세상을 망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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