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찾아가는 수업카페'에 참여한 교사들이 서로 고민을 나누고 있다.

 

 

 구름학교 ‘찾아가는 수업카페’
 김해·창원 등 경남 6개 권역 진행
“교사의 삶과 교실 이야기 나눠”




"나는 학생들 때문에 괴로운가 행복한가", "아이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운가",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배울 수 있는 수업은 어떻게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을까?"
 
지난 19일 오후 6시. 장유 관동동 카페마벨에서 현직 교사들의 고민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해, 양산, 창원 등에서 모인 교사들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나는 왜 수업을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교사들이 각자의 고민을 종이에 적으면 다른 동료교사들은 위로, 조언 등을 그 아래에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비영리 민간교육단체인 '구름학교'(대표 홍성일 수남중 교사)의 '2017 찾아가는 수업카페'였다. 구름학교는 2015년 12월 '거꾸로 교실' 방식을 적용해 수업을 진행하던 수남중 홍성일·촤가영 교사, 내동중 정경화 교사 등 교사 10여 명을 중심으로 조직됐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교실'을 만들자는 게 목표다. 지금은 경남지역 교사, 시민 등 1500여 명이 가입했다.
 
'찾아가는 수업카페'는 김해, 창원, 진주, 거창, 밀양, 통영 등 경남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교사들은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카페에 모여 '교사의 삶', '교실 이야기',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 등의 다양한 주제로 교사들의 고민을 나눈다. 최가영 교사는 "현재의 학교는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학교의 원래 목적인 인간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찾아가는 수업카페'를 기획했다. 변화는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익숙한 공간인 학교 대신 카페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찾아가는 수업카페'에 참여한 교사 30명은 오후 6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나는 지금 교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 등의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창원 남산고 김숙인 교사는 "학교에서 모둠 수업을 하고 있다. 진행이 쉽지 않다. 수업 방식에 도움을 얻고자 참여했다. 다른 교사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위로를 받았다. 새로운 수업방식을 정착시키기까지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호고 문미정 교사는 "색다른 공간, 색다른 만남을 통해 교사의 삶에 편안하고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내일 아이들과 함께할 기쁨이 두 배라는 생각을 갖고 돌아간다. 앞으로도 교사의 삶과 교실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계속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름학교는 앞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인문학교실 '바람'과 '구름학교 교실연구소' 등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가영 교사는 "학교 밖 청소년 인문학교실은 2018년 개교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구름학교 교실연구소는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육학 등의 박사학위를 가진 교사들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주민들과 네트워크를 조직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교실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성일 대표는 "세상 전체가 학교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삶과 세상을 배워 간다. 지금 교육에서는 배움 자체가 목적이 되는 바람에 정작 자기 자신은 소외됐다. 게다가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실패를 경험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 학생, 교사, 지역주민 들이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존재의 가치를 깨달을 때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꾸는 큰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수업카페'는 오는 12월까지 두 달에 한 번씩 창원권, 밀양권(의령·창녕·함안), 진주권(하동·사천·남해), 거창권(함양·산청·합천), 통영권(고성·거제) 순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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